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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드라마,영화,배우

바둑애니 히카루의 바둑 리뷰/후기(2)

지난 번에 이어 히카루의 바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애간장 타는 스토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기로 했으니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는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하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제 경우가 독특한 것이겠지만, 저는 내용의 결말이나 반전내용을 알게 되어도 해당 컨텐츠가 내 취향에 맞을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스포일러를 그다지 걱정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중요한 결말은 가급적이면 생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히카루의 바둑 스토리를 크게 나누어 보면 사이와의 만남, 중학교 바둑대회, 인터넷바둑, 프로시험, 사이를 찾아서 까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은 비교적 초반부에 위치한 중학교 바둑대회가 좀 지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이와의 만남으로 어쩔 수 없이 바둑을 시작하게 된 히카루는 서서히 바둑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중학교 바둑대회를 통해 바둑에 대한 집착을 키우게 됩니다. 이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히카루의 몸을 통해 사이의 실력이 발휘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둑대회의 초반부는 사이가 실력을 발휘하면서 흥을 내지만, 중 후반부 부터는 히카루가 자신의 바둑을 고집하면서 부터 사이의 한 수 한수를 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중학교 바둑대회 이후 스토리는 급격하게 몰입도를 높혀줍니다. 우연히 인터넷 바둑을 발견한 히카루는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으면서 바둑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이에게 바둑을 마음것 둘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여름 방학 내내 '사이' 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바둑계를 평정합니다. 일본에서 국제 아마추어 대회가 열리자 참가자들은 사이의 정체가 누구인지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히카루는 그런 사이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부분이 히카루의 바둑의 참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묘~한 스릴러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후 프로바둑기사가 되기 위해 히카루는 원생이 되고 프로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스토리는 프로시험으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에서 또 다시 지루함을 느끼며 더 이상 애니를 보지 않는 분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만, 비교적 중학교 바둑대회에 비해서는 타이트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로가 되기 위한 바둑계의 사투를 우리 사는 사회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에서 참으로 배울점이 많고, 스스로에게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시험 스토리가 끝난 직후부터 히카루의 바둑 애니는 클라이막스로 진입합니다. 일본의 현세 최고 기사 토우야 고요와 천년의 세월을 거쳐 신의 한수를 깨우치기 위해 히카루의 몸에 들어온 사이의 대국이 1국. 그리고 또 1국. 총 2국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히카루는 신의 한수에 더욱 다가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최종적인 스토리를 이야기 하자니 스포일러성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사이 자신이 어째서 히카루의 몸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사이는 자신이 점차 사라져 감을 느끼며 히카루와의 이별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사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히카루는 사이를 찾아 헤매이며, 자신의 친구이자 스승을 잃어버린 슬픔에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갑니다. 바둑돌을 단 한 번도 잡지 않고 그렇게 시간이 흐릅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과의 대국을 통해서 자신이 찾던 사이가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수 년에 걸쳐 여러 번 보고난 후 생각해보면, 만화의 작가님은 최종적인 마무리를 위해 그 고독한 프로시험을 혹독하게 준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감독적인 마무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