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통역/번역시대 영어공부가 필요/필수인가?
(본론에 대한 제 의견은 글의 중후반부에 있습니다) 지난 글 "넷플릭스의 영어음성지원 기능"(링크)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동 통역과 번역을 해줄 미래에 영어공부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고, 내친 김에 바로 이어 글을 작성했습니다. 제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구글의 실시간 웹 통역/번역 서비스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2011~2012년 즈음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에 상당히 섬취해 있던 시절이었고, 수천편의 애니와 일드를 접하면서 틀린 자막도 종종 잡아낼 정도로 듣기 부분을 상당히 끌어올렸었죠. 제가 생각하기론 100 정도 들리면 10 정도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평소에 자주 말하면서 언어를 습득했다면 더욱 빨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특별히 일어를 잘해서 뭔가를 해야지 하는 욕심도 없던 때였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물가도 비싸고 교통비도 비싸다고 들었거든요. 게다가 더 덥고, 더 춥고, 지진도 많고 ㅜ.ㅠ.. 그다지 한국에 비해 장점이 보이진 않았지요. 그 상황에서 구글의 실시간 통역/번역 서비스가 머지않은 미래에 나온다는 글을 책에서 읽었었던 것 같습니다. 그후 점차적으로 일드와 일애니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영화나 뉴스에서 일본어를 듣고 이해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게 배운 지식은 머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재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2~3년 즈음 흘러 2015년에 영어더빙 애니메이션에 대한 존재를 인지하게 됩니다. 일본애니메이션이 영어권 회사와 계약하고, 영어로 말하는 성우와 작업하여 영어로 더빙된 일본애니메이션이 쏟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 후로 2년 정도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 미국드라마, 영어더빙애니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이 때는 일본어와 달리 영어회화 능력을 습득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팟캐스트 라디오방송인 빨간책방의 DJ 이동진님이 방송 중 이런 말씀을 하시죠. "영어권 지식의 양이 한국어권 지식의 약 100배 정도가 된다." 당시 제게 필요했던 지식은 동영상편집 소프트웨어의 사용방법이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심지어 유료강좌도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몇 만원 정도 수준에 1달 정액제로 수십개의 관련 강좌를 볼 수 있었고요. 제겐 영어공부가 필수였습니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2017년 4월 즈음이면 웬만한 미국드라마의 80% 정도는 자막없이 이해할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하루에 영어컨텐츠 3시간을 보기가 그리도 힘들더군요. 보는 것이 힘들다기 보다는 항상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물론 다른 일 덕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관심도 더욱 키울 수 있게 됬습니다.
필요에 의해 영어컨텐츠를 하루 평균 2~3시간 씩 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살다 보니 하루 평균 1시간30분 정도? 수준으로 영어콘텐츠를 소비한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우 자막 없이 60% 정도의 영어를 알아 듣는 편인 이 시점에 인공지능 토대의 통역/번역서비스 뉴스를 접하게 되었죠. 언젠간 그 시기가 올꺼라고 생각했는데 제 추측보다 6개월에서 1년 즈음은 더 빨리 나온 것 같습니다.
이제 본론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평소 외국어와 담쌓고 지내는 분들의 경우 지금 외국어공부를 시작한다면 손해인 것 같습니다. 제 감으로는 1~2년 내에 유튜브의 영상콘텐츠에 한국어 자막을 넣은 경우 그것이 모두 95%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외국어로 자동번역 되어 자막으로 나온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통역기능도 자막이 있는 경우 85~90% 이상의 정확도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외국어(예:영어)를 일정부분 배운사람은 어찌할 것인가? 앞으로 1~2년 이내에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외국어회화실력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에대한 계산법은 아래 2가지 경우를 비교해 판단하곤 합니다.
영어회화실력을 습득한 후 통/번역서비스가 나올때 까지 얻을 수 있는 영어권지식or수익의 크기와 영어를 배울 동안 영어 대신에 모국어로 얻을 수 있는 지식or수익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1~2년 뒤에 제 예상대로 구글이 실시간 통역/번역 서비스를 완성시켰다 해도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지는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기계를 거쳐 소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장에는 아무리 빨라도 0.5초에서 2~3초 정도의 시간차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추가로 해결해야할 문제도 아래에 있습니다.
1~2년 전 즈음 테드(TED) 강연 중에서 특정 영역(공간)에만 소리가 들리는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조만간 상용화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아직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기술의 발전은 항상 빠른 듯 하면서도 느리군요.) 어쨌든 이 기술이 진화되어 내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에 대고 말하는 모국어는 상대방에게 들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해당기기의 스피커를 통해 외국어로 통역되어 나와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까지 완벽히 갖춰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외국어를 통해 스스로 소통을 한다는 것에 대한 가치는 일정 수준의 크기를 유지할 거라 봅니다.
인공지능이 생명공학과 만나 진정으로 호기심과 창의력을 지닌 존재로 태어나기 전까지 어쩌면 인간은 돈을 벌고 대중에게 주목받는 다는 것 그것만으로 스스로 삶의 동기부여를 주며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묵묵히 살아갈지도 모르지요. 컴퓨터나 계산기가 대중화 되기 전까지만 해도 주산이나 암산을 잘 하는 직원의 역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지금 우리는 그들을 볼 수 없지만 일자리는 여전히 존재하긴 하는군요. (비록 거칠고 힘들며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너무 긴 글이 되었네요. 지루하고도 허접한 망상을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빅데이터를 취급하는 거대기업들이 대중들의 사적인 대화를 갈취해 어떤일을 준비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