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셜D 애니메이션은 사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스트리트 레이서라는 신선한 소재, 퀄리티 높은 연출이 잘 버무려진 훌륭한 작품입니다만, 이번에 새삼스레 다시 보며 애니메이션 내부적으로 음악과 효과음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니셜D 애니보다는 OST를 수없이 들어왔었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니셜D의 음악은 그 위험성 때문에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면서 듣기엔 가급적 피해야 하는 음악으로 알려진 있는 만큼 압도적인 속도감과 비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로 사람을 들뜨게 하는 신비한 중독성를 느낄 수 있지요. 이번에 애니를 다시 보면서 음악이 레이스 중의 엔진음과, 미끌어지는 타이어음 그리고 결정적 장면 등과 매우 절묘하게 짜여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효과음과 인물의 목소리, 배경음악이 각자의 타이밍에 맞춰 높아지고 낮아집니다. 1시즌의 10화 초중반부 주인공이 페이크를 통해 상대방을 앞지르는 장면은 이러한 편집기술의 절정이라 할 수 있지요.
음악을 장면의 길이에 맞게 재구성하고, 재구성된 음악의 길이에 맞춰 대사와 장면을 손질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이런 부분은 애니메이션을 비롯해서 영화, 드라마, 그리고 우수한 유튜버(유튜브제작자)들의 필수적인 편집능력이랄까.. 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일전에는 그저 음악의 비중이 좀 크다 정도도 판단했었는데, 다시보니 음악에 절반 이상을 쏟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 또한 컨텐츠 제작자로 활동하며 보는 눈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많은 블로거들이나 유튜버들이 기존 컨텐츠를 활용하여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저작권 문제 그리고 상업적 이용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과거의 명곡이나 컨텐츠들이 멋지게 재구성되기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제작자들의 상업적 활용을 돕는 (높은 퀄리티에 저렴한 비용을 지닌) 컨텐츠들이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면 조만간 컨텐츠 향연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이 분명하다고 봅니다.
이미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통해 이런 변화의 씨앗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편집자가 재구성하여 얻을 수 있는 찬사에 비해 재료가 될 수 있는 과거 명작들(동영상, 음악, 사진, 글 등)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하는게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3일만에 시즌1을 모두 다 봐버렸네요. 다음의 링크는 이니셜D에서 인기 있는 음악들이 믹스되어 있는 Initial D - Mega Mix(HD) 라는 컨텐츠입니다. 애니나 원작만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처음 듣는 분들에게는 이니셜D의 비트와 중독성을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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